[압구정정인한의원 FAQ] 우울증, 흘리지 않은 눈물은 독이된다

[압구정정인한의원 FAQ] 우울증, 흘리지 않은 눈물은 독이된다

 

 

많은 이들은 자신의 슬픔과 만나게 되면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해, 애써 웃으려고 하고, 슬픔을 감추려고 합니다. 잠시 울컥해도 꾹꾹 눌러삼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캔디"라는 만화가 있었습니다. 여자애들이 많이 좋아하는 만화였는데, 저는 관심이 없었고 그 노래 가사만이 기억나지요.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울어" 뭐 이런 가사였는데요, 저는 나중에 심리학을 공부하고 나서는 이 가사가 정말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말씀드릴께요.

 

괴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참고 또 참으면 좋은 시간이 온다는 것은 아주 조금만 맞는 말입니다. 전쟁터에서는 긴장을 조금이라도 늦추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극도로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힘들어도 참고 또 참아야 합니다. 그런데, 전쟁터가 아닌 일상생활에서도 전쟁터의 병사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전쟁터에 나선 병사와 똑같지는 않더라도  자신이 알게 모르게 자주 전쟁터의 병사처럼 하고 있는 경우를 저는 많이 목격합니다.

 

 참는 행위 자체는 긴장을 유발합니다. 우울증(depression)을 살펴보면 누르다press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피가 잘 도는 팔을 꽉 잡아서 누르게 되면 피가 돌지 않고 마비되게 됩니다. 슬픔을 억누르게 되면 많은 부작용들이 발생합니다. 신체적으로 뭔가 막힌 느낌, 답답한 느낌이 듭니다. 소화가 안되거나 두통이 찾아온다거나 하는 신체적 현상들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멍한 느낌, 내가 내 자신이 아닌 것 같은 느낌도 들 수 있습니다. 우울한 느낌도 이렇게 슬픔이나 분노같은 감정을 억누를 때 일어납니다. 또한 이렇게 슬픈 감정을 누른 상태에서는 즐거움이나 행복함도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것은 즐거움이나 행복함은 긴장에서 풀린 이완된 상태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우울증은 슬픔이나 분노와 감정들을 억누를 때 발생합니다. 게슈탈트 치료자인 프릿츠 퍼얼스는 우울을 반전된 분노로 보았습니다. 화를 누르면 그 에너지는 어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이지요. 강박증 역시 감정을 차단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수많은 정신적인 문제들이 이렇게 슬픔과 같은 감정들을 억누를 때 발생합니다. 물이 나오는 호스를 꽉 틀어막으면 호스가 터지는 원리와도 같습니다. 반대로 감정을 만나게 되면, 막지 않고 흐를 수 있도록 하면 우울이나 강박, 불안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은 신이 준 가장 커다란 치료제입니다. 마음 속에 빙산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고통과 상처로 꽁꽁 얼어있는 마음속 얼음덩어리. 빙산이 햇볕을 받으면 녹아내리듯, 마음 속 빙산도 자신 혹은 타인의 보살핌과 지지를 받으면 녹아내립니다. 그것이 눈물이지요. 눈물을 충분히 흘리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개운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또, 누군가가 흘리는 눈물을 보는 사람도 함께 그 사람의 슬픔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슬픔과 만나는 데는 한 가지 연습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슬픔이 느껴질 때, 주로 신체감각을 통해서 느껴지게 되는데, 그 감각에 잠시 머물러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잠시라도 가만히 멈추어, 들숨 날숨을 느껴보면서, 함께 그 감정을 느껴보는 연습이지요. 가만히 머무르게 되면, 그 감정들을 충분히 느끼게 되면 오히려 고통스럽지 않고, 마음이 따듯해지고 피가 돈다는 느낌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슬픈게 고통스러운게 아니라, 슬픈 것을 막고 있는 것이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다른 감정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화라는 감정도 마찬가지이고, 모든 감정이 해당됩니다. 똑같이 한 번 머물러 보세요. 심연의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압구정정인한의원 FAQ] 우울증, 흘리지 않은 눈물은 독이된다